2025/09 28

아파트 택배함 정리 아르바이트 후기 – 조용히 흘러간 누군가의 하루를 만지던 일

택배함,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그 공간에서 일한다는 것대학 방학 기간 동안 단기 알바를 알아보다가,지인의 소개로 ‘아파트 택배함 정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솔직히 처음에는 생소했다.택배함은 그냥 택배 기사님이 놓고 가는 줄만 알았지,그걸 ‘정리’하는 사람의 일이 따로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하지만 실제로 가보니 생각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작은 실수 하나가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는 공간이었다.매일 수십 개의 택배를 보고, 정리하고, 관리하면서나는 그 공간이 단지 ‘물건을 두는 곳’이 아니라사람들의 일상과 연결된 중요한 장소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그리고 그런 소중한 일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오히려 그 일에 대한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게 했다. 택배 정리는 단순 노동이 아..

동네 서점 아르바이트 후기 – 책보다 사람이 더 따뜻했던 공간

동네 서점에서 일해본다는 것의 의미대학교 2학년 때,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작은 동네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대형 프랜차이즈 서점만 이용하던 나에게 이곳은 낯설고 어색한 공간이었다.서가도 좁고 책 종류도 많지 않았지만, 그곳엔 묘한 따뜻함이 있었다.처음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주인 아저씨는 "우리는 책도 팔지만 이야기도 나누는 곳이야"라고 말했다.그 말이 인상 깊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고,결과적으로 그 경험은 내가 ‘책’이라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그리고 일이라는 것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사람과 공간에 마음을 담는 일이라는 것을 그곳에서 배웠다.동네 서점에서의 아르바이트는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조용한 사람들과의 교감이 있었던 진짜 경험이었다.책을 정리하며 배운 ‘취향’이라는..

실내 암벽 클라이밍장 알바 후기 – 운동과 커뮤니케이션의 색다른 경험

벽을 타는 일, 일도 타는 일많은 사람들이 ‘운동’과 ‘일’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지만,나는 실내 암벽 클라이밍장 알바를 하면서 이 둘이 얼마나 밀접한지 깨달았다.몸을 쓰는 일이라고 해서 단순 노동이라 생각하기 쉽지만,이 일은 오히려 머리와 감정, 그리고 체력을 동시에 사용하는 복합적인 일이었다.암벽장 특유의 역동적인 분위기와 몸을 쓰는 일의 리듬은단순한 업무 이상의 경험을 내게 안겨줬다.처음엔 그저 체육관 같은 곳에서 일한다는 가벼운 마음이었지만,하루하루 고객과 부딪히고 땀을 흘리며나는 ‘일’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기도 하다는 걸 느꼈다.이 알바는 단순히 벽을 타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었다.나는 그들의 안전을 확인해야 했고, 그들의 도전을 지켜보며때로는 격려하고, 때로는 방해..

지방 도서관 아르바이트 후기 – 조용한 공간에서 배운 일의 리듬

조용한 아르바이트는 정말 조용할까?누구나 한 번쯤 ‘도서관 아르바이트’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조용하고 평화로운 공간, 시끄러운 손님도 없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책 정리나 대출 업무를 하는 단순한 일.나 역시 그런 기대를 안고 지방 공공도서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공부에 지친 일상 속에서 머리를 식히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실제 도서관 알바는 생각보다 훨씬 더 세심함과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었다.매일 같은 시간에 문을 열고, 같은 사람들을 만나며, 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곳이지만,그 안에는 작은 긴장감과 조용한 갈등, 그리고 소소한 드라마가 있었다.이 조용한 공간 속에서 나는 '일'이라는 것의 또 다른 리듬을 배우게 되었다. 단조롭지만 정해진 루틴이 주는 안정감아르바이트는 오전..

공공기관 민원 콜센터 알바 후기 – 감정보다 매뉴얼이 앞섰던 현실

공공기관 콜센터는 다를 줄 알았다대학생 때 방학 동안 공공기관 산하의 민원콜센터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한 이 일은 민원인들에게 간단한 행정 절차를 안내하는 업무로, 일반 콜센터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정해진 대본이 있고, 사람들도 비교적 정중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그러나 실제로 현장에 들어가 보니, 그건 완전히 착각이었다.이곳은 고객이 아닌 ‘민원인’이 상대였고, 사람보다 ‘제도’가 먼저인 조직이었다.상대방의 말보다 시스템이 중요했고, 공감보다는 정확한 응답이 우선이었다.그 낯선 경험은 나의 일에 대한 태도를 바꿔 놓는 계기가 되었다. 정해진 문장만 말해야 하는 구조입사 첫날 받은 교육은 대부분이 매뉴얼과 스크립트에 대한 것이었다.모든 문의에는 정..

재래시장 배달 알바 썰 – 손님보다 상인이 더 무서웠던 이유

좁은 골목에서 시작된 인생 첫 배달 알바대학생 시절, 방학 동안 짧게라도 돈을 벌기 위해재래시장에서 배달 알바를 하게 됐다.마트나 프랜차이즈보다현금을 바로바로 받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었고,한두 달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일 자체는 단순했다.시장 내 각 가게에서 손님이 주문한 물건을리어카에 싣고, 근처 아파트나 주택가로 배달해주는 일이었다.시장 안은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가게마다 단골도 많고 상인들끼리도 유대가 깊어마치 마을처럼 느껴졌다.처음엔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분위기일 줄 알았고,그 안에서 일하게 된 것이 나름 의미 있게 느껴졌다.하지만 일을 시작하고 며칠이 지나자,나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거친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손님보다 무서운 건 배달을 시키는 상인들이었고,그들과의 관계가 이 알바..

편의점 새벽 알바 후기 – 혼자 있는 시간의 긴장과 생존

조용할 줄 알았던 새벽은 나를 시험했다새벽 알바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주간보다 시급이 높았고,사람이 적으니 덜 피곤할 거라고 생각했다.그 시기엔 공부와 병행해야 했기에밤에 근무하고 낮에 시간을 쓰는 루틴이오히려 나한테 더 맞는다고 판단했다.처음 근무지를 배정받고,새벽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혼자 근무한다는 사실에긴장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나만의 시간을 갖는 기분도 들었다.매장 안에서 라디오를 틀어놓고,정리도 하고, 계산도 하면서조용히 일할 수 있으리란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하지만 첫 날,그 ‘조용함’은 단순한 평화가 아니라긴장과 적막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스트레스라는 걸 곧 깨달았다.새벽 시간은 생각보다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가득했고,그 안에서 혼자 모든 상황을 감당해야 했다. 한적한 거리, 예측할 수..

식당 알바하면서 만난 사장님 유형별 생존법

알바는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다식당 알바를 시작할 때,나는 일 자체보다 음식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주방에서 뭔가를 배우거나, 서빙하면서 손님 응대를 익히는 건나중에 어디에 가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몇 번의 알바 경험을 통해진짜로 중요한 건 함께 일하는 사람,특히 사장님의 스타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같은 일이라도 누가 사장이냐에 따라알바의 난이도와 만족도는 완전히 달라졌다.정확한 지시와 존중이 있는 사장님과 함께 일할 땐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배우는 것도 많았지만,반대로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작은 실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장님 밑에서는하루가 끝도 없이 길게 느껴졌다.결국 식당 알바에서 살아남기 위해선사장님의 성향을 빨리 파악하고,그에 맞게 대응하는 생존 전략을 ..

카페 알바 후기 – 감성보다 현실이 먼저였던 순간들

감성으로 시작해 현실로 눈뜨게 된 알바카페 알바는 항상 내게 로망처럼 느껴졌었다.따뜻한 커피향 속에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일하는 모습은영화 속 한 장면처럼 보였다.창밖을 바라보며 라떼를 만드는 바리스타,조용히 책을 읽는 손님들 사이로 차분하게 오가는 알바생의 모습은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아르바이트였다.그래서 첫 출근 날, 새 유니폼을 입고 매장에 들어설 때만 해도설렘이 가득했다.하지만 그 설렘은 첫 손님이 들어서면서부터 순식간에 사라졌다.현실의 카페는 생각보다 정신없고,감성보다는 속도와 정확함이 훨씬 중요한 공간이었다.거의 모든 일은 ‘예쁘게’보다 ‘빨리’가 우선이었고,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었다.카페라는 공간이 가진 낭만 뒤에는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노동이 있었다.밀려드는 주문..

전단지 배포 알바 후기 – 무시당하며 배운 자존감과 용기

'그냥 서서 나눠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착각처음 전단지 알바를 시작할 때,솔직히 말하면 가벼운 마음이었다.딱히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그냥 일정 시간 동안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종이를 나눠주면 되는 일.그 정도로만 생각했다.시급도 준수했고,학생 신분으로 당장 급하게 돈이 필요했던 시점이라큰 고민 없이 바로 지원했다.첫 출근 날, 거리 한복판에 서서두꺼운 전단지 뭉치를 양손에 들고 서 있었을 때,나는 그제야 이 일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처음으로 체감하게 됐다.사람들의 발걸음은 빠르고,그 누구도 내 손에 들린 전단지를 받아줄 기세가 아니었다.단순히 몸만 나가면 될 줄 알았던 일이정신적으로 더 고된 싸움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무관심과 냉대, 그리고 짧은 눈맞춤전단지를 나눠주는 장소는보통 유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