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하다고 생각했던 계산대, 그곳은 심리전의 최전선이었다처음 마트 캐셔 알바 공고를 봤을 때, 나는 이 일이 꽤 단순할 거라고 생각했다.계산대에 앉아 바코드를 찍고, 결제를 받고, 인사를 하면 되는 일.육체적으로도 덜 힘들 것 같았고, 고객과 오랜 대화를 나눌 필요도 없을 거라 여겼다.무표정한 얼굴로 상품을 찍고 있는 캐셔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그저 ‘기계처럼 반복하는 일’처럼 보였던 게 사실이다.그래서 비교적 편안한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싶었던 나는큰 고민 없이 근처 대형 마트의 캐셔 아르바이트에 지원하게 됐다.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해보니, 계산대는 단순한 상품 스캔 기계가 아니었다.그곳은 고객과 캐셔 간의 눈치 싸움, 속도 경쟁,그리고 때로는 말 한마디로 기분이 갈리는 민감한 접점이었다.가만히 앉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