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콜센터는 다를 줄 알았다대학생 때 방학 동안 공공기관 산하의 민원콜센터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한 이 일은 민원인들에게 간단한 행정 절차를 안내하는 업무로, 일반 콜센터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정해진 대본이 있고, 사람들도 비교적 정중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그러나 실제로 현장에 들어가 보니, 그건 완전히 착각이었다.이곳은 고객이 아닌 ‘민원인’이 상대였고, 사람보다 ‘제도’가 먼저인 조직이었다.상대방의 말보다 시스템이 중요했고, 공감보다는 정확한 응답이 우선이었다.그 낯선 경험은 나의 일에 대한 태도를 바꿔 놓는 계기가 되었다. 정해진 문장만 말해야 하는 구조입사 첫날 받은 교육은 대부분이 매뉴얼과 스크립트에 대한 것이었다.모든 문의에는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