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은 전라북도의 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도시다. 바다와 내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 중심에는 천년의 역사를 품은 고창읍성이 있다. 나는 도시 생활에서 조금은 떨어진, 바닷바람과 흙냄새가 공존하는 곳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창에서의 한 달을 계획했다.고창은 여행지로도 유명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인다. 아침마다 읍성 돌담길을 산책하거나, 저녁에 갯벌 위로 지는 노을을 보는 일은 관광객이 잘 모르는 일상이다. 시장에서는 해산물과 농산물이 신선하게 쌓여 있고, 마을 사람들은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미소로 인사한다.이 한 달 동안 나는 숙소를 구하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 다니며, 때로는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고, 때로는 읍성에서 조용히 책을 읽었다. ‘살아본다’는 건, 여행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