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요한 새벽, 꽃을 들고 거리를 걷다보통 '꽃배달'이라고 하면 밝은 낮, 환한 미소, 기념일과 같은 장면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내가 했던 꽃배달 알바는 조금 달랐다. 새벽 시간대의 한밤 중 꽃배달, 그것도 대부분 익명 요청이거나 깜짝 전달이 많은 ‘심야 배달’이었다.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일반 배달 알바는 이미 경쟁자가 많았고, 야간 시간대에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이 꽃배달이었다.처음에는 ‘밤에 꽃을 누가 받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궁금증은 이내 사라졌다.직접 꽃을 들고 조용한 아파트 복도를 걷고, 깜깜한 골목에서 초인종을 누르며 나는 알게 되었다.사람들은 낮보다 밤에 더 깊은 감정을 전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그건 단순한 배송이 아닌, 누군가의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