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공장 야간 알바 후기 – 기계처럼 일하다 사람을 보다

돈보다 절실했던 시간, 야간 공장에서의 시작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돈이 급하게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 당시의 나는 등록금과 생활비 사이에서 허덕이고 있었고, 단기 수입이 절실했다. 낮에는 학교를 다녀야 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밤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이 필요했다. 그렇게 나는 야간 도시락 공장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 반복작업이면 쉬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힘든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의 생각이었다.
밤 10시에 출근해 새벽 6시에 퇴근하는 이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체력적, 정신적으로 고된 일이었다.
공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오는 순간까지 기계가 된 기분이었고, 반복되는 동작 속에 내 감정과 사고는 점점 무뎌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말없이 서로를 챙기고 눈빛 하나로 위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피곤함 속에서도 사람 냄새가 나는 그 풍경은,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도시락 공장의 ‘야간’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공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유니폼을 지급받고, 위생모와 마스크를 착용한다. 손은 소독제로 닦고 장갑을 끼고, 지정된 라인에 서야 한다. 나의 첫 배치는 김밥 재료를 올리는 라인이었다. 김 위에 밥을 펴고, 단무지, 햄, 계란을 정해진 순서대로 올리는 단순 작업이었다. 하지만 초 단위로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 위에서는 그 단순함이 오히려 가장 큰 적이 되었다.

처음엔 손이 느려 계속 뒤처졌고, 조장에게 몇 번이나 눈치를 받았다.
오전 2시쯤이 되면 눈꺼풀이 저절로 감기기 시작한다. 하지만 기계는 멈추지 않는다.
야간 공장은 사람보다 기계의 속도가 우선이었고, **“멈춘다는 개념이 없는 곳”**이었다.

내가 맡은 라인은 30분마다 재료가 바뀌었다. 김밥을 하다가 샐러드를 담고, 다시 도시락 반찬을 배열하는 식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 손은 자동화됐고, 어느 순간 나 자신이 공장의 한 부품처럼 느껴졌다.
말도 없고, 소리도 없는 공간에서, 사람들의 손만이 계속 움직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정적이 익숙해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더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인간 냄새 나는 야간의 사람들

내 옆에서 일하던 아주머니는 매일 도시락 3개를 챙겨 집에 간다고 했다. 자식 셋에게 새벽에 도시락을 싸주기 위해서였다. 한쪽엔 고된 표정이, 다른 쪽엔 엄마의 강인함이 함께 있는 얼굴이었다. 말은 없지만 눈빛이 깊었다.
또 다른 아저씨는 매번 라디오를 조용히 틀어놓고 작업을 했다. “노래라도 없으면 미칠 것 같아”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사연을 안고 있었다.
학비를 벌기 위해 나온 대학생, 병원비를 감당해야 하는 가장, 육아 때문에 낮에 일을 못하는 젊은 엄마까지.
각자의 이유는 달랐지만, 모두 살아내기 위해 밤을 견디고 있었다.

한 번은 내가 졸다가 실수를 했는데, 옆에 있던 이모님이 조용히 손등을 톡 쳤다.
말없이 “괜찮아, 나도 그랬어”라는 뜻이 느껴졌다.
이 공장 안에서 가장 흔한 언어는 **‘무언의 공감’**이었다.
같은 피로, 같은 리듬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라 가능한 위로 방식이었다.

 

기계처럼 일하다, 사람을 배우다

이 알바는 단순히 돈을 버는 시간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내가 몰랐던 세상의 단면이 있었다.
24시간이 쉼 없이 돌아가는 이 사회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밤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작고 조용한 연대가 나에겐 감동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인생의 단순한 진실 하나를 배웠다.
“누구나 힘들지만, 서로 조금만 신경 써주면 버틸 수 있다”는 것.
사람은 결국 사람으로 인해 견디고, 버티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이 야간 공장에서 절실히 느꼈다.

나는 이제 도시락을 볼 때마다 그 시절이 떠오른다.
매끈하게 정렬된 반찬 속에 담긴 사람들의 노력, 피로, 그리고 땀을 안다.
야간 알바는 고됐지만, 내가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계기였다.

 

야간 공장 알바, 준비할 때 꼭 알아야 할 현실 조언

야간 도시락 공장 알바는 분명 돈을 빠르게 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준비 없이 가면 오래 버티기 어렵다. 아래 팁들을 참고하길 바란다.

항목내용

복장	공장 측에서 제공하나, 안에는 얇고 땀 흡수가 잘되는 옷 추천
근무시간	보통 밤 10시 ~ 새벽 6시, 휴게시간은 30분~1시간 제공
환경	시끄러운 소리는 없지만, 반복 작업으로 정신적 피로가 큼
주의점	컨베이어벨트 따라가는 타이밍 놓치면 빠르게 지적받음
장점	비교적 고시급, 식사 제공, 업무가 단순해 숙련이 빠름
단점	수면 리듬 무너짐, 신체 피로 누적, 장기 근무는 비추천

이 알바를 선택할 땐 자신의 수면 리듬, 체력, 정신적 피로감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누구에게는 단기 수입의 기회일 수 있지만, 누구에게는 버티기 힘든 전장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도 사람답게 행동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다.

 

결론 – 반복 속에 피어난 연대, 그 안의 인간극장

야간 도시락 공장 알바는 내게 ‘일’ 그 이상의 경험이었다.
기계 같은 작업 속에서도 사람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말없이 서로를 위로하고, 작은 행동으로 하루를 버티는 모습에서 나는 위대한 ‘생활의 힘’을 봤다.

이 글을 읽고 누군가 야간 알바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 공간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작고 깊은 인간미를 기대하며 시작해도 좋다.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그 경험이, 당신에게도 남을 것이다.
그곳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삶을 배우는 장면들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 장면들은 지금도 내 기억 속에서 여전히 따뜻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